조영남 * 비는 내리고 지난밤 밤기차로 너를 멀리 보내고 불 밝은 거리를 서성거린다 오가는 사람들에 밀리고 또 밀리며 비좁은 골목길 마냥 헤맨다 비는 내리고 비는 내리고 지나온 발자국마다 빗물이 고이고 비는 내리고 비는 내리고 지나온 추억마다 눈물이 고이고 지난밤 밤기차로 너를 멀리 보내고 낙심을 달래며 밤길을 간다 가로등 꺼져가는 길고 긴 밤거리를 너의 숨결 찾아서 마냥 헤맨다 비 오는 밤, 내 사랑이 떠나던 날 쓰린 가슴 안고서 비를 흠뻑 맞은 채 얼마나 거리를 헤매며 걸었는지 신발안까지 빗물로 질척거리는 채 걷다 넘어져 옷은 빗물에, 흙에 엉망 되었고 술은 또 얼마나 먹었는지 다음날 저녁쯤에야 깨어났었다. 눈은 떴는데 지난 밤의 이별이 마치 꿈만 같았다. 아, 그런데 떠난 그녀가 내 자취 방안에 있..